어느 영역이든 창작자들에게는 공통된 두려움과 시작에 대한 압박감이 있습니다. ‘내 앞에 놓인 백지, 빈 오선지, 예정된 방송시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가?’라는 고민입니다. 이는 작가, 미술가, 음악가, 크리에이터 등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입니다.
창업을 결심한 사람들에게도 유사한 고민과 압박감이 있습니다.
”이 아이템이 성공할 수 있을까? 어떤 아이템으로 창업해야 하지? 이게 괜찮을까?“
사업아이템, ‘설정’일까요? ‘선정’일까요?
설정은 ‘새로 만들어서 정하는 것’이고, 선정은 ‘여럿 가운데서 가려서 정하는 것’입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창업자에게는 ”선택과 결정“이라는 의미로 거의 동일하게 사용될 수 있겠습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여러 개의 아이디어 중 ‘선택’하여, 구체적 아이템으로 ‘결정’해서 추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구분하지 않고 ‘선정’이라는 용어 하나로 사용하겠습니다.
사업아이템 선정의 기본원칙 - 6가지 키워드
사업아이템 선정을 위해 먼저 [본질]과 [가능성]이라는 2개의 영역과 6개의 키워드에 대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업아이템 선정의 기본원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업아이템 선정 - [본질] 영역의 핵심 키워드
- 사용자: 공감(관찰, 체험, 인터뷰). 사업의 시작과 끝. 페르소나
- 니즈: 사용자 자신도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숨은 바람과 잠재된 욕구
- 페인 포인트(Pain point): 기존 product의 빈틈. 사용자의 불편, 짜증, 곤란, 낭비적 요소 등
사업아이템 선정 - [가능성] 영역의 핵심 키워드
- 시장: 선행 서비스 유무 및 특징, 확장성, 시장의 크기
- 타이밍: 트렌드, 기술적 뒷받침, 사회문화적 기회 요인
- 수익모델: 지불자와 사용자는 누구인가, 유료화 및 반복 구매 가능성
또한 사업아이템 선정 이전에 자신의 지식, 경험, 경력, 선호하는 분야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티몬의 초기 멤버로 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하다가 출산 후 자신을 위해 아기띠를 만들어 3년 만에 매출 150억 원을 달성한 ‘코니바이에린’의 임이랑 대표나, 치과의사 출신으로 핀테크에서 성공한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처럼 전혀 관련 없던 분야에 뛰어들어 성공한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초기에 시행착오를 줄이고 시장에 대한 이해도 및 실무적 시행착오를 줄인다는 면에서는 아무래도 현장 경험이나 직무 경험, 경력 등이 도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더욱 강력하게 요구되는 ”해봤는데 이렇게 가능하더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라도 시도해보고 경험해본 일로 시작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첫째,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Problem)를 찾아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라.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product)을 만드는 과정이 곧 사업입니다. 해결할 가치란 문제의 크기와 고통·니즈의 절실함, 실제로 사업화했을 때 사용자들이 구매할 것인가를 의미합니다.
둘째, 현업 실무 경험을 포함해 자신의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시작하라. 시장의 판도가 변하는 것을 빠르게 캐치하거나 진짜 문제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특징
디지털의 발전과 함께 많은 창업자들이 시도하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바로 플랫폼 비즈니스입니다.
2021년 기준 세계 시가총액 TOP 10 중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 페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 7개 기업이 플랫폼 기업입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지수적 성장 가능성 및 확장의 한계비용이 0에 가깝습니다. 또한 필연적으로 독과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는 엄청난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독립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파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 공급자, 사업 파트너 등 여러 시장 행위자를 플랫폼 생태계에 참여시키고 연결하여 가치를 만들어 냅니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그 제품/서비스의 가치도 늘어나고 그럴수록 다시 새로운 구매를 유인하는 효과가 발생하면서 소비자의 수가 증가하는 현상인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네트워크 효과란?
네트워크 효과에는 직접(다이렉트)과 교차(크로스) 2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직접 네트워크 효과는 사용자가 많을수록 사용자가 많아지는 효과입니다. 카카오톡이나 전화, 팩스가 대표적입니다.
교차 네트워크 효과는 대부분의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나타납니다. 제품·서비스가 많아질수록 소비자가 많아지고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제품/서비스가 많아지는 선순환 효과입니다.
예를 들자면 ‘배달의 민족’에서 주문 가능한 배달 음식 종류와 식당이 많을수록 소비자는 더욱 편리해지고 사용하는 사람은 점점 더 늘어나게 되면서, 더 많은 식당이 수수료를 내고 입점하게 되는 선순환의 구조가 생기는 것입니다.
아마존 플라이휠 전략과 락인 효과
닭과 달걀의 관계가 연상되는 상황에서,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아마존의 플라이휠(Flywheel) 전략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제프 베조스가 냅킨에 그렸다고 해서 ‘냅킨모델’이라는 별명도 있는데, 그는 낮은 비용구조라는 시작점에서 선순환의 플라이휠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낮은 비용이 낮은 판매가를 가능하게 하고, 이는 긍정적 고객경험으로 이어져 방문자 수를 늘리고 이는 판매자 수를 증가시킵니다. 자연스럽게 제품 종류는 많아지고 이는 긍정적 고객경험과 방문자 수 증가, 판매자 수 증가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는 논리입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용자가 유입되면서 사용자 간 상호작용(거래)이 증가한다.
→ 플랫폼 가치상승 및 규모가 증가한다.
→ 사용자 유입과 상호작용이 증가한다.
→ 다시 가치상승과 규모 증가로 연결된다.
이를 단순화하면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 모델 중 하나인 ‘락인 효과’가 됩니다. 락인 효과는 이러한 선순환을 바탕으로 우리 플랫폼 안에서 모든 거래가 이루어지고 이탈이나 전환 시 불편함과 비용이 증가해서 플랫폼 안에 계속 머무르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자는 시장의 운영자인 동시에 환경의 운영자입니다. 공급자-수요자, 판매자-구매자, 생산자-소비자를 연결하고 이들이 나의 플랫폼에서 가치 생산 및 교환하는 과정에서 편리성과 신뢰성, 상호이익을 경험하게 하는 일이 사업의 본질입니다.
시장 선점 및 사용자 확보, 거래 발생이 중요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 요인은 바로 신뢰와 불안감 제거입니다. 플랫폼에서는 사고파는 제품·서비스의 질을 직접 제어·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참여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 평점과 후기를 매기게 하는 방식(R&R: Ratings and Review, 배민, 당근마켓 등 대부분의 플랫폼이 채택하는 대표적 방식)
- 거래의 당사자에게 보험을 제공하는 방식(예: 에어비앤비)
- 엄격한 심사 후 참여자가 들어올 수 있게 하는 방식
- 분쟁 해결책과 거래 대금을 에스크로 계좌에 보관하는 결제 보안 서비스 제공
위 사례 외에 다양한 안전장치를 설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공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결과 확보하게 된 사용자와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거래의 양, 시장의 크기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쟁우위이자 진입장벽이 될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수없이 명멸하는 앱과 웹 서비스, 그리고 초연결의 사회에 살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창업·사업 아이템을 선정할 때 앞서 언급한 ‘본질’과 ‘가능성’, 그리고 6가지 키워드를 꼭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진짜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접근과 연결, 지금까지는 없었던 상호작용, 내가 끝까지 고민해본 솔루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십시오. 그리고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필자: 김현주]
-(주)공감나무디자인연구소 대표
-예비창업패키지 외 공공기관 창업멘토
-2019년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외 정부과제 수행
-국민대학교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창업학 석사
올인원 정부사업 협업관리 솔루션, 웰로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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